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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야근인데다 동생이 목요일에는 자대에 복귀하는 관계로 어제 본가에 다녀왔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돌아온 탕아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너무 놀아서 몸살에 걸린 동생은 쿨룩거리며 인사를 대신했다. 어버이날 선물은 그네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지 오래였다. 일단은 어버이날이 오늘이 아닌 내일인데다, 지금껏 부모님께 드린 선물이라곤 '하트 브레이킹 퍼포먼스("나의 마음을 받아라"라고 외치며 심장을 뽑아내어 주는 시늉을 하는 것)' 따위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전적이 있으니 할 말이 없는 셈이다.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마음을 굳게 먹고서 나는 외쳤다. "부모님, 드릴 것이 있어요." 셋의 눈이 내게 쏠렸다. 자켓 속에 들어갔다 나온 내 손에는 회사 옆 국민은행에서 곱게 접어온 지폐봉투가 들려 있었다. TV를 시청하던 아버지께서는 사레가 들렸다. 과일을 깎으시던 어머니는 헛손질을 했고, 그만 엄지손가락을 베고 말았다. 스타를 하던 동생은 상대방에게 디스를 건 다음 방에서 뛰쳐나왔다.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셋은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내 앞에 도열한 후 봉투 하나씩을 받아갔다. 봉투를 나눠주는 순간 나도 모르게 봉투를 잡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셋은 자비없는 날쌘 손놀림으로 봉투를 가로채갔다. 부모님께 드린 봉투에는 수표 한 장이, 동생에겐 준 봉투엔 새로 뽑은 만원짜리 다섯 장이 담겨져 있었다. 현찰은 주는 사람도 편하고 받는 사람에게 가장 실용적인 선물이지만 '왠지 좀' 그렇다. 기실 선물을 사기 위해서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하고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과정의 수고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알맹이가, 마음이 빠졌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얘기다. 넷 사이엔 잠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침묵은 길지 않았다. 아버지께서는 내 등을 철썩 두들기셨다. 아들에게 받은 10만원짜리 수표, 백만원처럼 쓰시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으셨다. 어머니께서는 곗돈에 보태겠다고 수표를 두 손으로 높이 쳐들어 보였다. 월급쟁이 아들에게 처음 받은 목돈이라며 애들처럼 즐거워하시는 두 분을 보니 절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동생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도 넥슨캐시로 가계에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나도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힘껏 동생을 걷어찼다. Burn baby, b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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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는중 직장인 몽상가 최근 등록된 덧글
고맙습니다 헤헤^_^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정말로 신장 팔 것 같습니다... by 달빛이야기 at 10/06 오랜만이예요. 역시 감사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아 저런...-_-; 축하를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전 가우루에요! by AKI☆ at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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