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카테고리
낭만 상실의 시대
1.
"아, 꽃향기 좋다."

야근이 끝나자 사람들은 개미새끼들마냥 흩어졌다. 그 말에 피곤한 눈을 들었다. 결혼한 지 한달쯤 되신 I선배와는 지금껏 별로 말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어쩌다 보니 버스를 타는 곳이 같길래 정류장에서 둘이 오도카니 서 있던 참이었다. 어디서 향기가 나는지 한껏 킁킁거려 봐도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못 느끼던 꽃향기가 왈칵 코안으로 밀려든다거나 하는, 영화같은 시츄에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 낭만과 여유마저 잃어버렸는가 풀썩 주저앉고 싶었다.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는 참이었기에 피로감은 한층 더했다. "선배. 향기가 안 나요."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나는 내려다보았다. I선배는 키가 작았다. "코를 풀어." 그녀는 그 말만 남기고 92번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휴지를 뒤졌다. 팽 하고 코를 풀었다.

꽃향기가 났다.

2.
술이 너무 과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by 달빛이야기 | 2008/04/22 09:57 | SUPER TAL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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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신디엄마 at 2008/04/22 14:29
알레르기엔 지르텍.
Commented by 소드 at 2008/04/22 20:05
.....코 막힌걸 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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