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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가 미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왕따야? 왜 여행을 혼자 가? 불쌍해." 우와, 기분을 참 상콤하게 만들어주는 표현이었다. 회사에서 일하는 걸 중간에 불러낸 터라 정말 미안했다만, 그녀의 적절한 어휘 구사에 몇 가지 물어보려던 의욕이 싹 사라져 통화를 끊고 말았다. 사실 아쉬운 건 난데. '마음대로 끊을 거라면 다시 전화하지 말라'는 문자가 휴대폰에서 으르렁거리길래, 그러마고 답했다. 살가운 일은 아니다만.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렇게 특별하고 슬픈 일일까? 지금까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다만 '불쌍한 왕따'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을 듣자니 조금 씁쓸해졌다. 여행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것이니만큼 타박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말 안 통하는 히말라야 오지에 비행기표와 숙소만 정해둔 채로 떠나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여행'을 누가 하고 싶어하겠는가. 사서 고생하러 가는 마당에 바쁜 주변 사람들을 끌고 들어가는 변태같은 취미는 없다. 그곳 게스트하우스나 숙소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여행자들이 더 있을 터이고, 길동무가 필요하다면 그네들과 어울리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행이 한량들이나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20년 전에 끝났다. 비행기표를 구할 돈만 있다면 해외로 훌쩍 떠나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얼마나 많은 여행가들이 무전(無錢)으로, 도보로 길을 떠나고 있는지를 안다면 놀랄 사람들도 많으리라. '좋은 사람들'의 호의를 얻을 두꺼운 얼굴가죽만 있다면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 왔다.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그건 오히려 그것대로 좋은 일이다. 흙바닥에 살갖으로 부딪치며, 까지고, 넘어지며 얻을 왕건이 많다는 얘기니까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 말해두지만 나는 여행 전문가가 아니다. 문화/레저 전문 리포터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바다 건너 떠나는 여행은 거의 경험이 없는 초짜에 가깝다. 그럼에도 '지금'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난 지금껏, 여지껏 핑계를 대 왔다. '이곳은 위험하고, 이곳은 너무 멀고, 돈이 모자라고…' 그래서였다. 계속 꾸물거리다간 결국 단 한 번도 몸을 온전히 내던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그저께 오후의 일이다. 여행은 실천의 문제이고, 용기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아주 작은. 2. 출국이 5월 17일경으로 연기됐다. P선배의 마나님께서 출산예정일이 내주로 급 앞당겨지신 탓이다. 일주일 동안 부원 둘이 빠지면 편집부는 비상상태다. 휴가를 가고 해도 신문은 나오고 조판해야 하는 양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둘의 판은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야말로 눈코뜰 새 없다. 아침부터 부장님과 국장님께서 격렬한 압박크리를 넣으신 건 순전히 그래서다. 책상 옆에 오셔서 "다음주 휴가 안가는거지?"라든가 "P씨 담주에 출산휴가 때문에 못 나온대"라며 슬쩍 바라보신다든가, 내 의자 뒤편에서 "다음주 인원 때문에 큰일이야"라며 한숨을 푹 내쉰다든가, 그런 '귀여운' 압박 말이다. 사실 가려면 얼마든지 갈 수야 있다. 눈 한 번만 질끈 감고, 뒤에 남겨진 부원들 고생따위 모른척하면 된다. 허나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훌쩍 떠나기엔 뒤통수가 근지럽다. 결국 P선배와 휴가를 바꾸게 됐다. 위약금 내놔. PS> 엽서 주소는 모두 접수했습니다. 사정으로 인해-_-; 담달에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죄송! PS> 꼭사슴님, 레이블 이름을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타멜에서 사가지고 오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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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빌려줄까
by tracy at 18:08 ....베타테스터임? by Architect at 14:22 희한하거나 흥미롭거나 이상.. by 소드 at 07/02 200문장 영어회화 씨디를 신.. by 200문장영어 at 07/02 날카로우신걸! by 달빛이야기 at 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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