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카테고리
언론사 최고 대우를 약속드립니다.
직접 리터칭.
1.
기자들에게 있어 '업계 최고 대우'란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기준이다. 최소한 '기자질'을 해먹는 이들에게 최고의 직장은 따로 있다. 어떤 곳이어야 할까. 단순하다. 양심에 따라 기사를 쓸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곳이다. 기자들이 바라마지 않는 직장이다.

언론사 최고 대우를 약속드립니다.

나는 아직도 위의 멘트로 시작되던 시사IN의 첫 수습기자 모집공고를 기억한다. 섹시한 제목이고, 매력적인 멘트다. 물론 뻥카일 수도 있지만, 짝퉁 시사저널에 투쟁하던 그들의 투쟁을 지켜본 이라면 그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것을 안다. "부정을 파헤치고, 권력에 오롯이 맞서, 진실(fact)에 충실하라. 지면을 빌려주겠다"고 외치는 직장이라니. 아스라히 사라진 것만 같았던 '기자 정신' 아니던가. 언시 지망생들은 그들의 일원이 되고자 갈망한다. '진짜' 기자가 되기를 소망하는 많은 현직들도 시사인에 열광한다. 언론의 당위를 수행하는 언론, 연유는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한다. 꿈만 같은 지팡그다.

2.
그럼에도, 처음으로 접한 시사IN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화려한 주간지들 속에서 시사IN의 표지는 눈에 띄지 않았다. 심하게 말하자면 화려한 네온사인들 속에서 A4 한 장짜리 메뉴판을 찾는 느낌이었다. 주간지의 표지는 메뉴판이자 가게 간판이다. 일단 손에 쥐고 싶은 기분은 들게 해주어야 할 것 아닌가. 아무리 정론지를 표방한다손 쳐도 기본적인 화장도 안하고 얼굴을 드러냄은 독자에 대한 모욕이다. 아쉽다. 아무리 내용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기본'은 해야 한다는 것이 시사IN을 처음 접한 이의 생각이다. 더구나 '바보야 문제는 민주주의야'라니, 진부하다. 본문에서 말했듯 2008년에 철지난 80년대 운동가요를 불러야만 했을까. 민주주의. 독자는 진부한 단어와 식상한 제목을 외면한다. 세상에 보고 듣고 읽을 것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쌩얼'로 독자에게 간택을 바란다면 무례다.

'바보야, 문제는 민주주의야' 시사IN 16호의 톱기사 제목이었다. '대선 후 진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대선 패배의 원인을 최장집 교수와의 대담으로 짚어본 기사였다. 자체로는 나쁘지 않은 기사였다. 문제는 표지 좌하단에 시사IN의 최초 공개 기사인 '강남땅 아파트 부자리스트'가 위치했다는 점이다.

나는 아직도 의문이다. 대담기사가 '최초 단독보도'를 밀어내고 전면에 실린 점에 대해서다. 팩트의 최초 보도라면 내용의 임팩트는 물론 그에 걸맞는 포장도 있어야 했다. "이것이 중요한 기사"라고 책 속에서 외쳐봤자 마치 학술지처럼 최장집 교수의 얼굴사진이 떡하니 전면에 박혔다면 말짱 꽝이다. 기사들의 가치순위에 대한 독자들의 판단은 자명하다. 글씨를 작게 표시하면 독자의 관심도 작아진다. 잊어버리게 된다. 발품을 열심히 팔았을 것임에도 수치가 가득한 복잡한 기사였기에 더더욱 묻혀버렸다. 더구나 최장집 교수의 '정당 실패론'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던 얘기 아니었던가. 신선함도 매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3.
본문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다. 그러나 여유가 없다. 전문을 3줄, 4줄 빼놓은 행간까지 합치면 너무 빽빽하다. 특히 60페이지의 사회면은 큰 제목이 5줄, 작은 전단제목이 4줄. 세로 10cm 남짓한 공간에 무려 9줄의 제목이 달렸다. 분명 잡지의 특성도 있겠지만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맨 위만 빼고는 여백의 미가 모자라다. 특히 눈에 걸렸던 점이라면 메인제목의 폰트가 전부 견고딕으로 통일된 것을 들 수 있겠다. 분명 견고딕은 진지함과 일관성을 위해 적합한 폰트지만 '모든' 기사의 제목을 견고딕으로 달 필요는 없다. 딱딱한 기사가 있으면 부드러운 기사도 있다. 후자의 경우엔 좀 더 자유로운 편집이 아쉽다.

기사의 포맷이 모두 우상단의 견고딕 제목, 전문, 이어지는 본문으로 이루어질 필요도 없다. 기사의 연/경성에 따른 사진크기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정작 사진 크기가 아쉬운 미술란은 전부 사진이 2단으로 처리됐다. 좋은 사진이 아님에도 굳이 '지면을 채우기 위해'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의미없는 사진을 굳이 전단처리할 필요는 없다. 인물 윤곽을 딴 과감한 시도도 찾아보기 힘들다. 가뜩이나 쓴 사진도 강조해야 할 곳을 트리밍을 잘못해 느슨해 보이는 곳이 있다. 물론 그것이 모두 시사IN의 스타일이라면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을 것이나, 시사IN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독자로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눈에 걸리는 것 몇 가지만 더 골라보자면, 17페이지까지의 커버스토리에 새빨간 붉은 상단띠를 사용한 후 '참모는 있지만 동지는 간데없네'라는 기사에서 바탕을 짙은 청색으로 처리했다. 한 장 넘겨 보색을 사용하는 것은 눈의 피로감을 준다. 잡지에서 색의 사용은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회in, 정치in…그리고 88페이지쯤의 상단에 위치한 '이것이 법이다''비굴모드' 등은 찾는 데 한참이 걸렸다. 숨어있는 것도 아닌데 머리가 안보임은 어인 조화인가. 서체를 달리해야 눈에 띄지 않을까.

4.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미리 말해두지만 시사IN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잡지다. 처음에도 말했듯이 꾸밈없는 팩트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언론이기에 계속 지켜볼 가치가 있다. 나 역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리뷰어가 아니라 단지 한 권을 받은 독자일 뿐이다. 시사주간지에 별로 아는 것이 없음에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건, 순전히 시사IN이라는 독립언론이 올바르게 가꾸어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과연 시사IN 편집부에 나의 의견이 전달될지는 의문이지만 두서없이 쓴 글에 괘념치 말았으면 한다. 어차피 그곳에는 그곳의 룰과 판단기준이 있을 테니까. 어려운 여건에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실은 내도, 시사IN에 들어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한 생각을 할 때가 있긴 하다.

니히히.

렛츠리뷰
by 달빛이야기 | 2008/01/21 17:40 | CCL PRESS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fxman.egloos.com/tb/170138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Tylenol recal. at 2008/06/16 18:46

제목 : Johnson johnson response to ..
Tylenol 3. Tylenol recall. Tylenol maker. Tylenol....more

Linked at EBC (Egloos Broa.. at 2008/01/25 16:36

... 희 (http://momofukki.egloos.com/4105431/) [시사 IN 리뷰를 써주신 분 중 줄리아하트 4집을 받으실 분] 달빛이야기 (http://fxman.egloos.com/1701389/) hkmade (http://hkmade.egloos.com/3575953/) 로케 (http://ukadia.egloos.com/168834 ... more

Commented by ALbaTro at 2008/01/21 20:30
그래도 선정적(?) 기사 제목들이 도배가 되다 시피 하는것 보다야 깔끔하고 좋은것 같긴 한데요...
거기에 혹해서 내용을 보면 이게 뭐야..막 이러는것 보다는 (...)
Commented by -A2- at 2008/01/21 23:05
양심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現在 STATUS
앓는중
직장인
몽상가


최근 등록된 덧글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