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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스턴트 커피, 설탕, 프림을 두 스푼씩 탔다. 맛도 없고 이빨이 노랗게 된다고 하기에 평소에 기피하던 음료였건만 이십대가 삼 년 하고도 여섯 시간 남았는데 그깟 것이 대수랴. O모님의 블로그 덧글에 누군가가 '나의 이십대가 몇 시간 남았다'고 하더라. 소풍 온 유치원생들을 발견한 연못 안의 개구리마냥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두 모금도 채 마시지 못하고 창 밖으로 컵을 내던졌다. 너무 달았다. 매년 반복되는 약간의 씁쓸함을 곁들여, 누구나 하는 간단한 고민을 떠올렸다. 올해도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닐까. 쌓아놓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올해 초에 지키기로 한 약속을 과연 스스로 지킨 것일까. 2. 토익점수는 여전히 낮다.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하는 원어민과 나 사이엔 은하계 30개의 지름만큼이나 커다란 갭이 있다. 자격증을 따볼까 생각했지만 여전히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는 못했다. 책 100권을 읽기로 했건만 그 삼분지 일을 갓 독파했을 뿐이다. 연말정산을 해보았더니 하도 구두쇠처럼 굴어서 돈을 토해내게 생겼다. 별일 없으면 주말이면 레이드를 하는 와우저의 몸이 되어 버렸다. 더군다나 알고 지내지 말아야 할 사람, 모르는 것이 좋았을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버렸다. 무엇보다 솔로가 되어버렸다(웃음). 물론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운좋게도 원하던 직군의 회사에 입사했고, 기자가 됐다. 케냐의 파파 꼬마애가 부친 여러 통의 편지들도 받아보았다. 유니세프 후원도 시작했다. 어떤 아가씨에겐 커다란 수제 털모자를 받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에 가면 마실 수 있는 핫 초콜릿과 읽을거리인 '연을 쫒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 당신의 승진도 멋진 연말 선물이었다. 올해도 가장 드라마틱한 일년이었다. 파란만장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한해였다. 3. 이곳을 찾아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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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는중 직장인 몽상가 최근 등록된 덧글
고맙습니다 헤헤^_^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정말로 신장 팔 것 같습니다... by 달빛이야기 at 10/06 오랜만이예요. 역시 감사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아 저런...-_-; 축하를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전 가우루에요! by AKI☆ at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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