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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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의 WOW 이야기 (13) : 주사위 신에 맞서
아악 살려줘


1.
나는 지금 실직의 위기에 처해 있다. 치사하고 엿같고 더럽고 재수없는 주사위 신의 저주 때문이다.

여러 번 말했지만 매주 던전에 도전하는 25명의 공격대 인원 가운데 분무전사의 TO는 밀리팟에 한 명 있으면 족하다. 하지만 우리 공대엔 두 명의 분무전사가 있는 탓에 매주 다른 한 분과 주사위를 굴려 대기자를 결정해야만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의 주사위는 1000다이스를 굴려 한 자리 수치가 잦을 정도로, 말 그대로 저주받은 수준이다. 덕분에 한달 새 3주일이 대기자 신세였다. 물론 토요일에 대기하면 일요일 참가에 우선권을 주는 제도가 있지만, 공교롭게도 당직이 일요일인 경우가 많은 내게 토요일이 대기면 그 주말은 쫑이다. 그렇다고 다음 주에 내게만 우선권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벙어리 냉가슴 앓기다.

특히나 우리 공대는 공대의 반이 대기하더라도 '직업 조합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주의다. 그 탓에 50명 가까운 총인원에 대기자는 별 이유가 없으면 항상 10명이 넘어가는 수준이다. 물론 대기자에 대해서 최대한 공평하게 대하는 것은 맞다. 주어지는 포인트도 같고 하등의 차별은 없다. 하지만 레이드 컨텐츠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포인트란 아주 작은 보상일 뿐이다. 공격대에 참여해 우버몹을 쓰러뜨리는 데 의의를 두는 이들에게 주사위에 온전히 운을 맡기고 참여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스트레스에 다름 아니다. 내게도 마찬가지다.

실은 며칠 전에 스카웃 제의(?)를 받은 일도 있었다. 검은 사원/하이잘 정상 공략을 진행하고 있는 공대에서 분무전사를 찾는다고 외쳐대길래 슬쩍 시간대만 귓말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짧은 새 전투정보실을 검색해 장비를 들여다봤는지, 그 정도 장비면 대환영이라며 팔을 잡아당겼다. 출석은 보장한다고 하더라. 하이잘 산에서 분무전사가 상당수 필요하기에 그렇다고 했다. 거기다 내가 찾던 시간대인 주말공대였다. 많이 고민한 끝에 일단 완곡하게 거절했다. 아직은 내가 몸담고 있는 공대에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대기하게 된다면, '주사위 신에 맞서' 공격대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해볼 요량이다. 도망이다.

2.
공대를 다니며 느낀 점이 또 하나 있다. 진산마님의 공격대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감이 오더라. '내가 양보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절대 상대방에게까지 양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철칙 말이다. 게임에서의 양보란 상호주의적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말이지 게이머란 아이템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존재라는 것도 여러 번 느꼈다. 양보해 드렸을 때야 "감사감사"를 연발하더라도, 혹시 다음에 양보해 주실 수 없는고 여쭈면 대답은 십중팔구 "ㅈㅅㅈㅅ"이다. 양보를 기대하는 것은 반드시 나 자신에게만으로 한정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고, 공대에게도 자신에게도 떳떳하더라.
by 달빛이야기 | 2007/11/25 14:35 | WOW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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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휘-르 at 2007/11/25 20:02
전징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즈마 at 2007/11/26 09:36
힘내. 1천면체 굴려서 1나온 사람도 있더라[...]
Commented by Tabri at 2007/11/26 11:08
다음부터는 하이로 하지 말고 로우로 하자고 하는건 어떻(....하긴 보통 그러면 주사위에게 저주받은 사람은 크리티컬이 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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