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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6년 전국 국공립대 인문대학장들이 제주에서 발한 ‘인문학 제주선언’. 5년 후, 2001년 전국 국공립대 인문대학협의회의 ‘2001 인문학 선언’. 그리고 다시 5년이 지나 2006년 9월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 ‘인문학 선언’을 한 데 이어, 9월 마지막주에 침체에 빠진 인문학의 부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인문주간’행사 개막식에서 전국 인문대학장단이 다시 성명서를 발표했다. 딱 5년 주기마다 '문사철'의 위기는 되풀이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인문학계의 위기일까, 아니면 인문학 가치의 본래 문제일까. 전자다. 작금의 위기는 쉽게 다가서지 못한 인문학의 잘못이다. 스스로 맛없어 보이면 아무도 먹지 않는다. 맛있게 보이려고 치장하든가, 먹기 쉽게 썰어 놓든가 직접 떠먹여 주어야 한다. 인문학자들의 뻣뻣한 허리를 대중에게 접어주는 것, 그것이 인문학계의 최우선 과제다. 2. 정말 인문학의 위기인가. 아니다. '박제된 인문학'이 더 이상 설 곳이 없을 뿐이다. 배아줄기세포 파문이나 최근의 동북공정처럼, 인문학이 사회적 의제에 대한 효용을 보여줄 기회에도 그들은 침묵을 지켰다. 사회와 유리된 아카데미즘이야말로 '진짜 인문학'이라는 인식이 교수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이상, 어쩌면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줄 것이 없었으리라. 인문학 베스트셀러 20선 가운데 단 두 권만이 대학교수가 쓴 책이라는 사실은, 사회와 호흡하려는 노력을 포기한 인문학 강단의 모습 그 자체다. 더 이상 인문학의 활로는 '중립과 객관'이라는 아카데미즘의 고답적 자세가 아니다. 소통이다. 급변하는 현실 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아젠다를 제시하는 것이다. 경제주의와 과학기술이 우위를 차지할수록 대다수 인간의 삶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초라해지고, 왜소해지고 있다. 인간 본연의 연구라는 인문학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기회가 더욱 열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문학계의 과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인문학이 사회와 함께 호흡하려 해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사회는 통합되어 있지만, 인문학은 수백 개의 전문화된 영역으로 쪼개져 안주했다. 미시적인 분야 나누기에 집착해, 지식생산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한 나사만 돌릴 줄 아는 전공자를 양산하는 것이야말로 인문학의 진정한 위기다. 1930년의 백남철같은, 전공에 안주하지 않는 '비판적 인문학자'야말로 작금의 한국에 필요한 인재상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사회는 영역을 넘나들어 전체적인 조망도를 제시하는 인문학자에 목마르다. 그렇다면 에둘러 가자. 통합이다. 인문학 전공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벗어나 종합적 시각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과 의견을 소통하는 ‘실제적 인문학자’ 양성의 첩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학이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교류를 넓히는 광역학부제를 확대하는 등,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통한 종합적인 시각의 인문학자를 양성하는 것이 전문적 지식 획득보다 앞서야 하는 일이다. 국가적 학술지원단체를 설립해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외부적 대책은, 대학 스스로의 자성노력 이후의 과제일 테다. “세상을 떠난 학문은 참된 학문이 아니다. 학문의 본연은 실행에 있다”는 논어의 가르침은 준엄하기만 하다.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박제된 인문학’은 존재의의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인 셈이다. 현실과 유리된 상아탑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회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을 때 그 존재가치는 입증된다. 몸을 낮춰 우리에게 한 발 다가오는 본연의 인문학이야말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대안이자 해답이 될 수 있다. (47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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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는중 직장인 몽상가 최근 등록된 덧글
고맙습니다 헤헤^_^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정말로 신장 팔 것 같습니다... by 달빛이야기 at 10/06 오랜만이예요. 역시 감사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아 저런...-_-; 축하를 .. by 달빛이야기 at 10/06 전 가우루에요! by AKI☆ at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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