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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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이야기] 달려라 성직자 -3-
1.
코볼드들에게 패배해 마을까지 날라져온 파티원들. 촌장님께서는 마음껏 저희를 비웃더니, 선수금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더 이상 마을에 묵을 여관비마저 없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수는 없었습니다.

마법사 B : "놈들이 너무 강하군요."
전사 A : "…그러게요. 밀크티 사제님, 혹시 교단에서 도움을 얻을 수 없을까요?"
밀크티 : "상관없겠지만, 제 얼굴로 괜찮을까요?"(매력 6. 오크만도 못하다)

전사 A : "ㅈㅅ."
밀크티 : "…."

2.
하지만 그냥 갔다가 작전이 실패하면 또 마을로 비참하게 기어올 것이 뻔했기에, 밀크티는 고민 끝에 보험을 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눈만 내놓은 두건을 쓰고 교단으로 향한 밀크티. 도둑으로 몰려 몰매맞을 위기를 넘긴 끝에 가까스로 힐링 물약 2개를 주머니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개인 세션). 온라인 게임에서는 입에 빨대를 물고 먹듯 하는 마법 물약이라도, D&D의 세계에서는 매우 고가입니다. 트래쉬홀드같은 외진 촌구석에서는 찾기 힘든 물품이지요. 수도인 스페큘라룸에서도 귀한 것이 이 세계의 마법 물품이라는 존재니까요.

어쨌건 터덜터덜 걸어 파티원들은 지난번에 도달했던 성 안으로 통하는 구멍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실수없이 코볼드들을 꾀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심했을 때였습니다.

XXX들 : "기다리고 있었다!!!!"

-짙은 그림자가, 파티원들 위로 드리워졌습니다.

성벽 위에서 웅크리고 있던 코볼트들 20마리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공포에 질려 올려다보는 파티원들의 머리 위로, 숏소드를 든 코볼트들이 카미카제 돌격기처럼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며 뛰어내리기 시작했지요. 코볼트들이 어째서 다들 망토를 두르고 있는지는, 성직자 밀크티에겐 조금도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전사 A는 지지 않고 맞고함을 지르며 칼을 쳐들었습니다. 마법사 B는 당황해 미끄러졌습니다. 도적 C도 잽싸게 뒤로 물러나 슬링을 꺼내들었습니다. 밀크티도 성표를 높이 치켜들고 파티원들의 전의를 북돋으며, 그리고 빠르게 도망을 시도했습니다.

도둑 C : "아니 근데, 쟤넨 저렇게 높은 데서 뛰어내려도 괜찮은 거야?"

순간, 모두가 보아 버렸습니다. DM이 움찔하는 것을.

DM : "…."
플레이어들 : "…."
DM : "…코볼트들은 모두 낙하 데미지로 사망했습니다."

?!


3.
…어쨌든 '훌륭한' 모험 끝에 성문을 돌파한 파티원들은 드디어 악한 마법사 바글의 성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복도의 크기(한 50m쯤은 되어보였고, 끝에는 거대한 문)에, 파티원들은 그만 쫄아 버렸습니다. 무엇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질려, 파티원들은 아무 방도 열지 않고 복도 끝으로 향했습니다.

DM : "A, 앞쪽에 뭔가 위험한 것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도둑 C : "웃, 함정인가?"
밀크티 : "전사의 직감인가! 피해나갈 수 있을까요?"
전사 A : "아냐. 아무래도 위험하니, 돌아가는 게 났겠어."
마법사 B : "으음. 한대만 맞아도 죽는 밀크티 사제님이 있으니까."
밀크티 : "큭, 나…난 짐덩이 같은 게 아니야!!"

전사 A : "힐도 못하잖아요."
-A는 밀크티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어쨌건 우회하기로 한 일행이 열어젖힌 문 안에는 오로지 어둠뿐. 안을 둘러보니 어두운 구석에 보따리같은 것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쨌건 괴물이 없다는 것에 안심하며 일행은 조심스럽게 반대편 문을 향해 방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바로 그때, 구석의 둥근 물체가 일행을 향해 맹렬히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주 1) 낙하 데미지 : 현실처럼, D&D의 세계에서도 높은 곳에서 떨어질 경우 일정한 정도의 상처를 입습니다.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당연히 입는 상처가 커지며, 반 이상의 생명점(HP)을 잃을 정도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일정 확률로 즉사합니다(…). 코볼드들은 책정된 HP가 워낙 낮았기에 모두 다리가 부러져 부들부들 하며 쇼크사해 버렸습니다.
by 달빛이야기 | 2006/09/05 10:13 | TR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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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baTro² at 2006/09/05 12:24
그런데 망토는 무엇이었나요;?
Commented by sigycat at 2006/09/05 12:40
푸.. 푸하하하!! 오오 정말 재미있는 얘기입니다. >.<;
(가슴에 대못박은 A님, 원츄~)
Commented by Shirou君 at 2006/09/05 12:49
1. 직구 스트라잌![...]
2. 눈치빠른 도적님의 재치군요.
3. 그들의 여행에 웃음이 함께 하리니...[응?]
Commented by 美妙 at 2006/09/05 13:36
3m당 1d (...)
Commented by 달빛이야기 at 2006/09/05 16:02
대알군 / …지금까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기괭이님 / ㅠ_-)b

시로군 / 도적 C는 아무것도 몰랐죠. 그냥 무심코 말한 것이었습니다.;;;

미묘군 / 그렇지요(…)
Commented by 달바람 at 2006/09/06 00:49
코볼트 이야기에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웃었습니다. DM하셨던 분 나름 상심이 크셨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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