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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산등성이에서는 천천히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와 함께, 당신은 침낭 밑으로 차갑지만 포근한 흙바닥을 느끼면서 서서히 잠에서 깨어납니다. 주변에서는 언제 일어났는지 귀가 뾰족한 엘프 동료가 아침 식사를 위해 잠든 불씨를 깨우고 있고, 오늘도 부드러운 표정의 성직자는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은 채로 아침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아침 공기가 당신의 코를 간질이고, 당신의 애마의 푸르륵 거리는 투레질 소리가 오늘 또 다른 모험이 시작될 것을 기운차게 알리고 있습니다." - from writer Frank Mentzer, D&D 서문 많은 이들을 TR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유명한 구라입니다. 한국에 번역되어 나왔던 던전즈 앤 드래곤즈(Dungeons & Dragons, 땅굴과 용들: 약칭 댄디) 초판의 빨간 책표지를 처음 넘길 때의 감동, 누구라도 잊기란 힘들 겁니다. 당시 플레이어북에 있는 1인용 전사 던전의 롤플레이를 하면서도 두근두근거리던 추억은, TR을 해보신 분이라면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만한 추억이죠. 생각해보니 녹괴물(쇠를 녹슬게 하여 먹는다)과 조우해 단검까지 녹슬어 버려, 무려 플레이어북의 1인용 던전을 실패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아름다웠죠. …그딴 기억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D&D 팀에 들어가 제가 겪은 이야기들을 가끔 풀어놓아볼까 합니다. 사랑과 운명과 눈물과 좌절이 있는 성직자의 모험담에서 피와 죽음의 DM까지. 시작할까요. 2. 게임 D&D 클래식에는 7가지 기본적인 클래스가 있습니다. 전사, 마법사, 성직자, 도둑, 드워프, 엘프, 하플링. 앞의 4개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만, 하플링과 엘프, 드워프 등의 기타 종족은 아예 다른 '직업'으로 취급됩니다. 물론 각 종족의 장단점이 있음은 물론. 체구가 작은 하플링은 숨기에 특화되어 있다든가 하는 것처럼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적겠지만, 일단 직업적 특성은 상상하시는 대로의 이미지입니다:) 저의 숭고한 박애정신과 사랑을 모든 이에게 베풀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한 클래스는 성직자(클레릭).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D&D2 : Shadow of Mistara)으로 댄디를 처음 접하신 분들이 많던데, 그 게임의 성직자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HP(히트 포인트)를 회복시켜 주고, 여러 가지 보조마법으로 파티의 힘이 되는 직업이지요. 단지 좀 더 꾀죄죄하고, 좀 더 많이 약할 뿐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1레벨 성직자가 아케이드 게임의 성직자처럼 강하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게임에서의 성직자는 무려 15레벨 이상. 초보 플레이어들이 처음 만들게 되는 '1레벨' 성직자는 좀 약한 파이터와 하등의 차이가 없습니다. 1레벨일 때는 믿음이 약해서인지, 마법을 못 쓰거든요. 그래서 무지하게 많이 구박을 받습니다. 뭐 그것을 차별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롤 플레이(연기)이긴 합니다만. 파티원들의 구박과 죽을 고비를 겨우겨우 이겨내고, 경험을 쌓아 신앙이 깊어지면( : 2레벨이 되면) 비로소 신의 힘을 쓸 수 있게 성장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cure light wounds가 나가는 훌륭한 힐링머신으로요. 참고로 1레벨에는 마법을 못 쓴다는 사실을, 전 몰랐습니다(…). 플레이어 북은 꼭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3. 게임을 진행하는 냉혹한 심판자, 그 이름 던전 마스터(DM). DM(던전 마스터) : 캐릭터 이름은 뭘로 할래? 달군 : 이름은 티요, 성은 밀크!! DM : X신 달군 : …ㅠ 4. 일단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캐릭터 시트'를 펼치고, 주사위를 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힘, 민첩, 지능, 지혜, 건강, 매력. 캐릭터의 기본을 이루는 6가지의 능력치입니다. 이 능력치를 결정하는 방식은, 6면체 주사위 3개를 굴린 수치의 합입니다. 즉 3부터 18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이지요. 보통 사람의 능력치는 9-12 로 칩니다. 즉 13 이상의 능력치부터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어,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 데 보너스 수치가 붙습니다. 예를 들어 힘이 13이라고 치면 보통 사람보다 힘이 세서, 상대의 방어를 뚫고 공격을 명중시킨다거나 무거운 바위를 들어 올리는 시도에 +1의 보너스를 받는다는 식이지요. 지혜가 16이라면, 남이 간사한 거짓말로 자신을 속이려 할 때 간파하려는 시도에 +2의 보너스를 받는다는 식입니다. 능력치 13부터 15까지는 +1, 16부터 17까지 +2, 18은 +3의 보너스 수치를 받습니다. 다들 두근두근대는 것은 당연. 댄디 역시 롤플레잉을 뒷받침하는 것은 좋은 능력치이기에, 능력치가 높게 나올수록 전투에서건 롤플레이에서건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그렇습니다(참고로 그때는 그저 높으면 좋다는 생각을 가진 단순무쌍한 놈들이었습니다)마지막으로 제 차례가 돌아왔죠. 저는 저를 보살피는 모든 신에게 행운을 빈 다음, 힘차게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힘 6 민첩 16 지능 13 지혜 16 건강 6 매력 5 모두 침묵을 지키다가, 당시 던전마스터를 맡았던 친구가 말했습니다. "오크보다 못생겼네." 직구냐?!?! 응? 직구냐!!!?!!? 근육 제로에, 미꾸라지처럼 재빠르며, 하도 구박받아 머리가 핑핑 돌아가고 세파에 시달린, 한 대 맞으면 죽어버리는, 오크보다 못한 외모의 성직자. 이름은 티요 성은 밀크. 그의 모험이 막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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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는중 직장인 몽상가 최근 등록된 덧글
고양이 빌려줄까
by tracy at 18:08 ....베타테스터임? by Architect at 14:22 희한하거나 흥미롭거나 이상.. by 소드 at 07/02 200문장 영어회화 씨디를 신.. by 200문장영어 at 07/02 날카로우신걸! by 달빛이야기 at 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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