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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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전통제권 논란에 대한 단상
1.
동맹의 외피를 쓴 종속. 한미관계에 있어 지속적으로 제기된 의문이다. 54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군사주권을 넘기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종속관계는 성립됐다. 양국의 기묘한 ‘동맹’ 관계는 주한미군을 축으로 지금까지 지속돼 왔다. 50년대 이후 한번도 개정되지 않은 ‘상호’방위조약이 사실상 일방적이었던 것은, 주한미군 사령관을 겸하는 한미연합사령관이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나라가 자국의 군대를 지휘하는 것은 자주권의 측면에서, 평시작통권 환수 12년만에 전시작통권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이 실리를 얻고자 한다면, 작전통제권 인수의 시기를 최대한 늦추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한반도 유사시 가동되는 한미연합방위체제 아래서, 전시증원병력의 전개는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의 도발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전시작통권 환수 이후 군사협력계획이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이러한 증원병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국의 군사적 능력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쟁 그 자체를 억제할 만큼 강력하지는 못하다. “전쟁을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상처뿐인 승리보다 배는 낫다”는 경구를 생각한다면 국군의 전쟁억지능력이 좀더 나아질 때까지 환수를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섣부른 환수에 따른 전투력 약화도 고려할 문제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 경험했듯, 한국군의 정보수집능력은 거의 전적으로 미국의 조기경보체계와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만큼 섣불리 한미연합사 체제를 공동방위체계로 전환할 경우 정보수집능력이 약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방부에서는 2011년까지 조기경보기와 다목적 실용위성을 갖춰 정보획득 능력을 갖추는 국방중기계획이 완료될 경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작전통수권 환수시기로 예정된 2012년까지 첨단 장비를 구비하고 그것을 완전히 활용한다는 주장은 무리라는 시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움직임과 함께 일본이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등, 미일동맹의 강화로 인해 동아시아의 세력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섣부른 전시 작전통제권의 인수는 자칫 한미동맹의 위상 격하를 초래할 수 있다. 미일동맹의 지류로 취급받는 한미동맹 상황이 고착화되어, 한국의 외교적 안보에도 균열이 생긴다는 시나리오다. 결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더구나 작통권 환수는 한국군의 역량이 향상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인 만큼, 인위적 시한을 설정해 서둘러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시기를 다시금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동맹의 외피를 쓴 종속'이 분명 듣기 좋은 말은 아닐 테다. 그러나 작통권을 위임해 얻고 있는 상당한 실익 역시 부정하기 힘들다. 그 실익이 국민의 안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할 일이다. 작통권 환수라는 대사(大事)가 한국군이 국가의 안보를 완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보장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는 그래서 나온다. 힘이 없는 자주는 분명 죄악이기에. 우리는 감상적인 민족주의 속이 아닌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 속에 있기에, 더더욱 그래야만 한다.

2.
줄 것은 줄이고, 받을 것은 최대한 얻어낸다. 협상의 대원칙이다. 그렇다면 협상 성공의 분기점은 어디인가. ZOPA(Zone Of Potential Agreement)? ‘성공적인 협상의 결과’가 서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손익분기점을 서로가 모색해 얻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분명 틀렸다. 주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주는 듯 가장하고, 이를 미끼로 더 큰 것을 얻어내는 것. Lose로 위장된 순간조차 win의 상황으로 끌어갈 수 있을 때, 그 협상은 성공이 된다. 한미간의 전시작통권 협상에서 미국이 승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미군의 전략적 재배치를 원하고, 한국은 주권국으로써 당연히 가져야 할 군대의 작통권을 원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회수가 이렇게 급물살을 타듯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자주적 목소리’에서 기인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원한 것은 미국이고, 못이긴 척 받아들인 것은 한국이다. 동맹이냐 자주냐의 이분법적 도식 앞에서 전시 작통권 환수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던 한국에게, 이번 기회는 다시 못 올 호재였다. 동맹관계에 심각한 훼손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자주권을 강화할 수 있는 상황. 이보다 더 나은 기회를 잡기란 힘들었으리라.

54년 이승만 전대통령에 의해 미국에게 헌납된 전시작통권, 분명 주권국가의 기본적 권리다. 안보의 주축이 미군, 그것도 주한미군 연합사령관에게 가있는 상태에서 진정한 자주란 없을는지도 모른다. 주한미군의 강력한 대북 억제력이란,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국 주도의 대북협상력의 상실이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도 사실이다. 작통권이 없다는 이유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이상, 협상의 주체는 미국과 북한 이 둘뿐이며 전시에 남북간의 대화는 불필요하다. 전시작전통제권을 회수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자주파’들이 내세운 이유였다. 작통권의 환수는 한국 주도의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었기에, 한반도 안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무릅쓰고 이를 추진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작통권 환수가 국방력과 안보력의 자주권 강화와 등치될 수 없는 오늘날의 현실에 있다. 한미동맹의 관계가 ‘전략적으로 유연한’ 관계가 되어갈수록 한국군의 유용성은 날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넘기고, 자국의 군대를 전세계에 투입하기를 원한다. 점점 미국과 일체화된 노선을 걷는 일본의 자위대와,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 사이에서 미국의 전략은 미일동맹의 강화와 한국을 이용한 대중국 봉쇄로 요약된다. 전시에 작통권을 회수하는 대신 주한미군의 자유로운 ‘전용’도 허용해야 한다면, 자주권의 강화를 위해 막대한 국방비용을 강요당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협상의 실패요, 가장된 자주권의 진정한 상실이다.
by 달빛이야기 | 2006/08/10 21:36 |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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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美妙 at 2006/08/11 00:31
...으음...
Commented by 즈마 at 2006/08/12 11:22
대통령이 군대를 안다녀와본게 분명함...
Commented by 달빛이야기 at 2006/08/12 18:59
법무관 아니었나요?
Commented by at 2006/08/12 23:18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Commented by EverMind at 2006/08/14 19:01
무현이 머리속이 무아지경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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