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무지하다.
by 달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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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소수자.
1.
가장 많은 사람에게 최고치의 행복을 안겨주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주장했던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대수에게 최대 행복을" 원했다. 그러나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행복을' 원하는 존 롤스의 정의론은 공리주의자들의 법칙에 반기를 든다. 그는 사회의 변방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소수자들에게 '최대'의 행복을 안기는 것을 정의라 주장한다.

최근 대법원에서 내려진 성 전환자 호적정정 허용 판결은, 다분히 롤즈의 정의론을 바탕으로 한 듯 보인다. 성적인 정체성이 사회가 용인하는 정상성의 범위를 빗겨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법원은 성적 소수자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들의 실체를 인정한 순간, '정의'는 왔다.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성적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지금까지 엇갈려 왔다. 대법원의 고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자신을 원래의 성과 반대로 인식하는 그들에게, 혼돈의 과정에 대한 증명과 이를 사회적으로 납득시킬만한 '신체적 특징'을 주문한 이유도 이에 있었을 테다. 결국 법적인 정당성 확보를 위해 그들 스스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선택이 아닌 '필연'에 의한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 셈이다.

실상 성적 소수자, 혹은 동성애자들이 수많은 사회적 억압을 견뎌내면서까지 그들의 정체성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이들의 성 정체성은 분명 필연에 가깝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1만 명에서 5만 명 사이에 한 명 꼴로 태어난다는 '성 전환증'이 성적 소수자의 형태로 사회에 자리잡게 됐다는 의견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성 정체성이 필연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혼란'이 개인적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몇 번씩이나 여성을 사랑하려 노력했다는 수많은 게이들의 고백은 '소수자의 성'을 지니고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보여준다. 사회화되기 어려웠던 이들이 성장할수록, 현실의 벽은 높아져만 간다. 성 정체성의 혼란은 언젠가는 사회적 수준의 고민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의료보험증을 들고 병원에 갈 때, 서류상으로 남성인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는 성전환자의 고백은, 사회적 편견이라는 장벽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의 방증이다.

그들의 존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정상성'에서 한참 멀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거기에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성 전환자의 개인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정상 가족, 정상적 성의 개념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사회적 용인과 배려 속에 해결 가능한 수준의 것이리라. 이미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은 이제 가변적인 것이 됐다. 정상 가족의 모습으로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의 해법을 내놓던 사회의 모범 답안이, '사랑이라는 끈으로 묶인 공동체'라는 좀더 너그러운 답안으로 바뀌고 있단 얘기다.

결혼을 하되 아이는 없이, 함께 살기는 하되 성적 결합은 없이 사는 부부를 예전에 상상이나 했었던가. '정상'과 '비정상'이란 사회적 합의에 변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출산을 하지 못하더라도 어머니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가정에 존재한다면 이들은 분명 정상 가족이다. 성 전환자 인정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성적 소수자의 부부관계 인정 문제는 얼마든지 수용될 수 있는 문제였던 셈이다.

최소 수혜자가 아닌 사람은 그들의 비애를 잘 알 수가 없다. '최대 다수'의 '다수'안에 당연스럽게 속해있는 사람들에겐, 최소 수혜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과정이 사회적인 손해, 혹은 사회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로 비춰지기 쉽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자신이 가진 조건 안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성적 소수자들은 분명 소수이며 최소 수혜자다. 그러나 그에 앞서 그들은 인간이다. 우리와 같은 사회 속에 살고 있다. 롤즈의 정의는 책 속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2.
심리학자 에블린 후커는 성적 소수자가 실제로 정신병인지에 댛ㄴ 실험을 실시했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30명씩을 표집해 심리테스트를 실시한 후, 그 결과물을 성적 소수자가 정신질환이라 주장하는 학자들에게 구분해보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검사 결과를 구분해내지 못했고,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집단 간 반응차이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1973년, 미 정신의학회 질병분류(DSM)에서 동성애 항목이 사라진 이유다.
by 달빛이야기 | 2006/07/21 10:07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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