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함
by 모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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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1.
벌써 보름이나 지났네.
by 모험왕 | 2012/01/15 11:58 | SUPER TALK | 트랙백 | 덧글(0)
30
1.
가까운 사람 외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을 적용해왔다. 남에게 호의를 베풀면 호의로 돌아온다. 악의는 복수로 돌아온다. 상대방이 잘못을 하기 전까지는 항상 호의를 베푸는 게 원칙이다. 뒤통수를 때리면 상대가 손을 내밀 때까지 계속해서 보복한다. 손을 내밀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 호의적인 관계로 돌아간다. 최근 깨닫게 된, 간단하지만 가장 잘 먹히는 원칙이다. 어제 친구가 그랬다. 요즘 넌 딱 부러져서 알기 쉽다, 고.

2.
최근에 내가 알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세게, 아주 세게 맞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당한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 금전이나 신체적인 피해 말이다. 단지 모르는 사이 뒷담화를 당했다는 점에 울화가 났을 뿐이었다. 세월이 지나 말을 듣고보니, 그분이 나를 대하던 행동의 속뜻이 이러이러한 것이었구나를 저절로 짜맞춰 보게 됐다.

화가 났다. 놀라운 건 감정이 곧 사라졌다는 점이다. 한 시간이 지나자 크로스체크를 할 시간도 열의도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내게 어떠한 의미조차 되지 못함을 뜻한다. 상대방에게 무언가 해코지를 하거나 따질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뭣보다 지나간 인간관계에 휘말려 피곤해지는 일은 이제 질색이다. 지난 일인데 무엇 할까. 그저 내 업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확실히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3.
올해로 한국 나이 서른이 되었다. 한 달 남짓이면 서른 하나다(만으로는 스물 아홉이니까 괜찮다). 물론 숫자가 바뀌어도 바뀌는 것은 없다. 20살 성인식 날 뭐가 바뀌었나 생각해보면 별일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대신 내 주변이 바뀌었다.

최근 안 사실이라면, 시야에서 벗어난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흐른다는 점이었다. 내 가족들도, 내 몸(키가 컸다;;)도 마음도 바뀌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많은 친구들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고, 누군가의 남편과 부인이 됐다. 그새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있다. 항상 가던 바도, 술집도, 음식점도 다시 가보면 없어진 곳이 태반이다. 집에 오면 여전히 반쯤 차 있을 것 같았던 디올 파렌하잇도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주변을 휘둘러보면 기억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과거를 그릴 나이는 아니건만, 적어도 이해받고 싶은 나이가 된 모양이다.

결혼을 해야겠다.
by 모험왕 | 2011/11/18 01:54 | SUPER TALK | 트랙백 | 덧글(0)
그래도 살아야 한다
1.
노인은 광장에서 30즈워티에 사는 빵가루를 정확히 13초 간격으로 뿌려주었다. 비둘기가 내려앉았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많았다. 갑자기 공급의 간격이 늘어났다. 노인의 손은 미동도 않았다. 참다못한 어느 비둘기는 노인의 무릎까지 오르내리며 난장을 부렸다. 실갱이가 일었다. 일단의 무리는 저만치 날아갔다. 삼사 분이나 지났을까, 마침내 손에서 모이가 뿌려졌다. 그 앞에서 알짱거리며 참을성 있게 기다린 놈들만 줏어먹었다. 진화한 부류다. 이젠 수요와 공급이 맞았다. 노인이 미소지었다. 백발이 햇살에 빛났다. 폴란드 브로츠와프.11.09.11.

2.
회사의 메일함은 절절 끓는 악마의 고로(高爐)다. 거기서 벌거벗고 헤엄치다 뭘 건지느냐는 사람의 역량에 달렸다. 오늘도 내 메일함은 오늘도 생활과 억울함에 찌든 사연들로 가득 찼다.

늙은 노모에게 후순위채를 적금인 것처럼 속여서 판 저축은행이 돌연 퇴출됐다. 후순위채란 다른 빚을 모두 갚은 뒤에야 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그 은행은 지금 진 빚조차 갚을 돈이 없다. 그녀가 십여년간 고물상을 하면서 근근이 모아온 돈은 사실상 땡전 한 푼 못 찾는 '가라' 차용증이 됐다. 믿었던 10년지기 군대 동기가 전 재산을 빼돌려 해외로 도망쳤다. 잡을 방법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알고보니 몇 명을 거쳐온 꽃뱀이었다. 마지막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메일 같다.

운이 나쁘면 며칠에 한 번씩, 타인을 짓눌러 죽일 듯한 악의와 절망을 간접 경험한다. 그건 임사체험이나 마찬가지다. 내성이 있더라도 괴롭운 건 한가지다. 제일 괴로운 것이, 참으로 억울한 것은 알겠는데 ‘얘기가 안 될 때’다. 도저히 글로 풀어낼 수 없는 사연이나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사연, 흔한 사연, 더 적확하게는 한참 전에 이미 다른 지상(紙上)에 나와버린 사연들. 물론 당자자에게 천지가 뒤집힐 사건이라는 건 안다. 그러나 내겐 가치가 없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럴 때 답메일을 보내는 건 죄가 된다.
한참 망설이다 메일을 보낸 적이 몇 번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답장이 온 건 딱 한 번이었다.
“고맙습니다”

기실 아무것도 아닌 말이다. 항상 이메일을 주고받는 주변에서라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답메일이고 겉치레다. 그럼에도 평생 볼 일이 없을 사람에게서 날아온 말이었기에, 그 한마디는 더 반가웠다. 이렇게 한 줌의 살아갈 동력을 얻는 것이 삶이다. 약간의 온기를 메일에서 얻은 것처럼, 상대방도 그러길 바랬다.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선배들이 피우는 저걸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가 줄어들까 싶다.
by 모험왕 | 2011/09/18 15:56 | SUPER TALK | 트랙백 | 덧글(2)
금요일에 술 마시러 나가는 남자
1.
블로그 제목에 부끄럽지 않도록.
by 모험왕 | 2011/05/20 23:32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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